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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최고가 경신'.. 부동산 인질이 되어버린 한국 조영준교수 / 2017.06.16

아파트시세 ‘재미’로 실시간 공유

환호ㆍ기대, 반박ㆍ토론도 줄이어

국민자산 쏠림 지나쳐 관심 과잉
부동자금, 실물경제로도 흘러야


 “○○아파트 실거래가 8억5000만원으로 최고가 경신했네요. 경전철 공사 시작하고 주변 재개발 들어가면 조만간 12억원까지 그냥 오르겠어요.” 회원수 18만명의 국내 최대 부동산 카페에는 최근 몇 달간 이런 글들이 쉴새없이 올라왔다. 서울 아파트 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최고가를 찍자 회원들이 주식 시장처럼 실시간으로 가격 변동 상황을 체크해 글을 올린 것이다. 이른바 ‘시세 갱신 놀이’다. 그런 글에는 주민들의 환호와 집값 상승을 기원하는 응원의 댓글이 줄줄이 붙었다.


논쟁도 빠지지 않는다. 실거래가가 아니라 호가 아니냐는 의심이나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댓글로 붙으면 이내 다툼으로 이어진다. 다른 지역 사람이 시셈해 반대 공작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 지역 주민이나 투자자들이 우루루 댓글 공세를 펼친다. 보다 국지적으로는 특정 지역의 ‘대장주’(시세를 이끄는 아파트)가 어떤 단지냐를 놓고 기싸움도 벌인다.


‘부동산 투기 공화국’이 돼 버린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칼을 빼들었지만, 다른 쪽에서는 집값 상승에 미소짓는 이들도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가구의 49.6%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집값 하락을 바라는 무주택자와 상승을 바라는 유주택자가 5대 5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역대 정부 정책도 이에 맞춰 오락가락을 반복했다.


이러한 이율배반은 한 가정이나, 개인의 내면에서도 일어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에서 20년 넘게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A 씨는 “나도 20대 자식 둘이 있는 사람이다. 부동산이 활황이면 나야 돈 벌고 좋지만, 자식들은 서울에서 집 살 길이 없으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2011년에 쓴 ‘부동산은 끝났다’라는 책에서 우리 사회를 ‘부동산의 인질이 된 사회’로 표현했다. 인질이 자신을 사로잡은 강도에게 동조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한국처럼 주 단위로 집값 변동 상황을 발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국민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물려 있다 보니 집값 움직임에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75.8%다. 미국(34.9%), 일본(43.7%), 영국(55.3%), 캐나다(56.7%)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전문가들은 집값 문제가 단순히 규제나 공급 같은 부동산 시장 내의 정책만으로 해소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시중에 흘러넘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만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일본에서 부동산 거품이 일었던 것은 경제가 꺾이면서 갈 곳 없는 돈들이 부동산에 몰렸기 때문이다”라며 “실물 경제 부분이 살아나서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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